EDM 아이엘츠를 선택한 현실적인 이유
해외에 거의 2년째 체류중이다. 아이엘츠를 독학으로 해결하려고 했지만, 진도가 너무 느려서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인터넷 강의를 알아봤다. 토익 공부할 때 열심히 들었던 영단기와 해커스 사이트도 뒤져봤는데, 영단기는 아이엘츠 강의를 닫은지 오래된 것 같고, 해커스는 다 좋은데 해외배송이 되지 않았다. (ㅠㅠ!) 본가나 친구 주소로 보냈다가 해외배송으로 받자니 배송 받을 때까지 너무 스트레스 받을 것 같고 배송비도 걱정이라 교재가 무료배송까진 아니어도 좋으니까 배송시켜주는 곳이 없나 알아봤다.
EDM은 사실 한국에서 출국하기 직전에 해외유학 때문에 상담받았던 곳이 있는 회사라, 이름이 익숙하기도 하고 교재배송이 무료라는 점 때문에 바로 강의를 신청했다. 거의 한 달 반 동안 벼락치기 하듯이 몰아서 봤던 것 같다.
강의 퀄리티는 만족
강의의 질은 확실히 좋았다. 인지도가 높은 대형학원이나 유학원과 같이 운영하는 인강사이트는 일단 질은 보장되어 있는 것 같다. 옆에서 내 애인이 '영국인 강사 문장 말할 때마다 쩝쩝거리는 거 신경 쓰여'라고 말하지만 않았더라도 그런 거 눈치 못채고 바로 완강했을 텐데. 그걸 말해주는 바람에 정말로 나는 리즈 선생님을 완강할 때까지 문장 끝날 때마다 내시는 쩝, 쩝 소리를 버텨야만 했다. 전혀 모르고 있다가 옆에서 알려주니 계속 신경쓰이는 건 꼭 '평소에 숨 어떻게 쉬세요' 물어보면 들숨 날숨을 신경 써가면서 쉬다가 어떻게 쉬더라 까먹는 것과 비슷한 현상인가.
남자 선생님 중 한 분의 말투가 너무 느끼했지만... 말투가 나와 맞지 않는다고 해서 강의의 질까지 낮은 건 결코 아니었다. 사소한 점이라면 사소하고 디테일하다면 디테일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인데, 해외배송이라서 엠보싱처리된 봉투에 따로 싸준 건지는 궁금했다. 전에도 이런 포장을 못 봤던 건 아닌데 해외에서 이렇게 배송 받으니 뭔가 세심한 배려처럼 느껴졌다.
100퍼센트 완강은 아직 못했지만
아이엘츠를 그냥 뚝딱 해치워버리고 싶어서 인강 구매하고 딱 두 달 후의 날짜로 시험일을 잡아버렸었다. 벼락치기를 하지 않으면 거금 30만원을 또 시험비로 날려야 하는 위기를 스스로 만들어버려서, 이 두 달 동안은 일하는 날 쉬는시간에도 아이엘츠에만 매달리게 됐었다. 이렇게까지 붙들어서 공부한 건 오랜만에 있는 일이라 나름 신선했다. 사실 나는 고등학교 때는 내가 유명작가가 되어서 영어가 필요없는 삶을 살게 될 줄 알았다. 안 될 거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런 삶을 살았으면 하고 바랐다. 그 말인 즉슨, 고등학교 때 공부를 놨다. 예대 실기에 모든 걸 몰빵했던 나는 보기좋게 낙방을 하고 어찌어찌 예대에서 졸업은 했지만 다시 해외에서 대학을 다닐 생각을 하니 막막하기만 하다.
다행히도 한 번에 넘겨야 하는 점수를 넘기기는 했다. 아쉬웠던 건 그날 몸살이 나서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로 봐서, 시험 본 다음 날 이미 직감했다. 성적표를 받고나서는 '하씨, 내가 그날 몸살만 안났어도 7.0 나왔으려나...' 싶었다. 차라리 내가 떨려서 제대로 말을 못한거면 억울하진 않을 텐데 온몸이 추워서 입이 덜덜덜 떨리는 상태로 말을 해서 당연히 성적은 죽쒔다. 변명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몸 컨디션을 챙기는 것도 엄연히 공부 실력, 시험 준비 능력에 포함된다고 생각하는 주의라.
기준 점수는 넘기기는 했는데 강의를 보다가 유용한 표현들이나 대학생활 중 레포트 쓸 때 유용할 표현들이 많아보여서 일단은 모든 강의를 다 들어보려고 한다. 이제 런던에서의 생활도 보름 남짓 남았는데, 목표로 잡았던 건 다 이루고 가서 행복하다. 워홀(YMS 비자기는 하지만 다들 영국 워홀이라고 부르니까...) 기간 동안에 목표로 잡았던 건 대학교를 다닐 학비가 부족하니까 부족한 돈을 일을 통해 매꾸고, 영어 실력을 늘리는 거였다. 돈은 사실 아직 부족해보이기는 한데, 샌드위치 이어 끼고 대학교를 가게 돼서 부담은 살짝 덜었다. 영어 실력은 솔직히 안 늘 줄 알았는데(어학원을 다니는 것도 아니고 일만 하니까 안 늘 줄 알았지 솔직히) 애인이랑 동거하다가 이것저것 말다툼 하다가(...) 늘었다. 말다툼은 사실 반쯤 농담이고, 직장 동료들이랑 친해져서 수다를 떨다가 자연스럽게 늘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애인의 모국어가 영어다보니 안 늘고 싶어도 는다. 오늘은 쉬고 싶어도 영어를 쉴 수가 없고, 나태해지고 싶어도 눈치가 보여서 뭐든 하게 된다.
나는 일단 졸업하고 다른 대학교 가는 거니까 따지고 보면 유턴 대학생인데, 내 약혼자가 될 사람은 뭘 공부하고 싶은지 갈팡질팡하다가 드디어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찾았다고 해서 내가 다 기뻤다. 미래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기왕 돈 내고 강의를 구매한 거, 골수까지 다 뽑아먹겠다는 마음으로 들어봐야지.
'일상일기 > 영국 감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국에서 일회용 전자담배 (1) | 2023.02.17 |
---|---|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 레스토랑 <Happy> (0) | 2022.10.18 |
맛집이 아니어도 괜찮아, 인도 음식 전문점 Casuarina Tree (0) | 2022.09.27 |
런던 Manor house 역 근처 힙한 카페 New River Studio (1) | 2022.09.26 |
런던 무제한 오락실 Free Play City (0) | 2022.09.25 |
댓글